도서 / / 2022. 12. 21. 23:51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코로나 이후 백수는 미래다

코로나 이후로 백수가 된 경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로 돈을 버는 관점도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변화의 시기에 백수라는 시기는 불안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를 읽으면 삶을 살아가는 데 힌트를 얻는 기분이 듭니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고미숙 교수 청년백수 감이당
고미숙 지음/북드라망 출판

스스로 백수가 되자

돈을 버는 콘텐츠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업은 필수가 된 시대라고 광고를 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직업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불안을 조장합니다. 그러다가 마치 돈을 벌지 못하는 자기 자신이 하찮게 여겨집니다. 이런 시기에 고미숙 교수님은 백수라는 것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십니다. 교수님께서는 21세기에는 백수를 원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처음 이 말을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직업으로 삼은 고전 평론가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탁월한 해석입니다. 또 교수님 역시 고학력자였지만 적당한 돈벌이가 없었던 시절의 애환을 이야기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고전의 가르침을 현대인들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연암 박지원의 삶을 가져와서 백수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연암 박지원은 출세를 할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스스로 백수가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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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한 백수는 자기 업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이야기하는 백수의 조건은 우리의 상식과는 다릅니다. 우선 저자는 집에서 나와 독립을 할 것을 권합니다. 백수면 돈이 없는데 생활비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문이 듭니다. 그때 교수님께서는 본인이 활동하는 감이당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을 예로 듭니다. 약 70만 원 정도면 생활비로는 충분하다고 합니다. 감이당에서는 청년들이 공동으로 생활하고,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인터뷰에서 그 청년들은 주로 서빙 등의 일을 하며 돈을 번다고 하셨습니다. 70만 원 정도면 충분히 벌 수 있는 돈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활력과 자립의지입니다.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해야 자존감을 지킬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몸소 백수 생활을 슬기롭게, 유쾌하게 지내셨던 분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고전 평론가라는 자기만의 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백수 역시 돈벌이가 없어 무능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직업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연암 박지원에게 배우는 백수의 삶

그렇다면 백수가 자기 일을 어떻게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 실마리를 바로 연암 박지원의 삶을 통해 얻습니다. 18세기에 연암 박지원은 과거 시험을 치르는 것을 포기합니다. 이후 최소한의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할 정도만 일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글쓰기로 보냅니다. 실제로 강제로 미니멀리스트로 살다 보면 생각보다 간소하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관계입니다. 사람과 나누는 우정은 백수에게는 최고의 자산입니다. 사실 백수 시절 돈이 없다는 것보다 위험한 것은 고립일 것입니다. 우울해지기 쉬운 시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도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공감과 연대에서 오는 안정적이 아주 큽니다. 연암 박지원도 우울함을 느꼈습니다. 그때 그가 극복한 방법도 사람들과의 우정이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노인들과 우정을 쌓습니다.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백수 생활로 무기력해지면 일단 현관까지 가는 일이 버겁습니다. 하지만 일단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의지로 해결되는 문제는 적습니다. 우리는 육체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육체적인 방법을 병행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연암 박지원도 돈이 생기면 발길이 닿는 대로 방랑을 했습니다. 여행은 최상의 배움터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쌓인 내공이 그 시대에 열하로 오랜 기간 떠날 수 있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열하일기라는 명작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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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살 길이다

마지막은 끊임없는 배움입니다. 경제적 소득이 없더라도 탐구하는 시간은 절대 낭비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특히 인간의 존재와 삶을 탐구하는 인문학 공부는 인생의 공허함을 줄여줍니다. 그리고 백수 시절에 힘든 감정들은 인간으로서 느끼는 근원적인 의문에 깊숙이 다가가게 만듭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이런 내면적인 작업을 하는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평균수명은 늘어났습니다. 그러니 삶 전체를 놓고 보면 백수 생활도 의미가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몇 년 전부터 유튜브 등의 강의에서 어차피 '미래에는 백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스꽝스러운 발언으로 관중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마음이 울적해서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도 없으신 분은 고미숙 교수님의 유튜브를 들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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