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일은 된다, 마이클 싱어 저항 없이 내맡기는 삶

일상에서 가만히 있어도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수다를 알아차린 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서 자기 나름의 근거로 호불호를 나눕니다. 때로는 자신의 편견이 새로운 기회를 박탈하는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

마이클 A. 싱어 지음/김정은 옮김/정신세계사

마이클 싱어 소개와 명상의 계기

마이클 싱어는 기업가이자 명상가이며 오프라 윈프리쇼에도 출현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 자신은 유명해지길 원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어느 날 대화를 나누는데, 대화가 끊겨 잠시 침묵이 이어집니다. 그때 본인의 마음속에서 중얼거리는 혼잣말이 끊임없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날의 사건이 인상적이었던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신나서 떠들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심드렁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실마리를 동양의 영성에서 찾게 됩니다. '선의 세 기둥'이라는 불교 책을 접하면서 자기와 같은 문제를 다뤘다는 사실에 기뻐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마이클 싱어는 명상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우리의 내면에는 마음속 수다가 아니라, 중심에서 그 수다를 지켜보는 시선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내면의 수다와 그에 따른 수행은 우리 문화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문화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놀라운 발견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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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맡기기 실험

마이클 싱어는 명상에 빠져들면서 자신의 삶을 '내 맡기기 실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보기 시작합니다. 그는 홀로 숲 속에 들어갔고 가끔 수업을 위해서만 학교에 출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의 내맡기기 실험은 그 당시 결과를 바라지 않고 치렀던 시험이었습니다. 그때 시험을 치르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사실 관심사가 그런 문제로부터 멀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마이클 싱어는 시험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일정 부분만 열심히 공부한 후,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기로 결심합니다.

삶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든

그래서 자기가 고른 부분을 공부를 마친 뒤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받아들이겠다는 편안한 마음이 됩니다. 그때 시험지를 받아 들자마자 그는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자기가 펼쳐서 공부했던 페이지가 시험 문제로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자기 앞에 어떤 일이 펼쳐져도 마음의 저항을 하지 않고 내맡기는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합니다. 자기 온 생애를 걸어 내 맡기기 실험을 한 결과 마이클 싱어는 굳이 억지로 의도를 가지지 않아도 필요한 돈이 채워지는 경험을 했고, 사람들이 모여 여러 가지 성과를 내고 CEO까지 되는 풍성한 삶으로 이르게 됩니다.

정리

마이클 싱어의 내맡기기 실험은 흔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인, 마음속에 만들어 놓은 현실을 기어코 이루기 위해 싸우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개인의 마음은 내려두고 이 우주를 만든 거대한 힘에 내 맡기는 게 나을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그 여정을 걸었고, 그 결과물을 저서로 집필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내맡기는 삶은 현실을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삶을 생동감 있게 살면서 작은 마음이 만들어낸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지점에서 살자는 뜻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예측가능하고 통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기 앞에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을 신뢰하기보다 본인의 좁은 생각을 우선으로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믿음에 근거하여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기의 경험과 믿음이 옳다는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외부 세계를 바꾸기 위해 자기의 생각만 고집하게 되면 현실과 내면세계가 끊임없이 싸우는 긴장 상태가 됩니다. 그 결과 그렇게 바라던 마음의 평안에 도달하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그는 삶이 펼쳐내는 사건들을 저항 없이 지켜본 결과, 작은 개인으로서는 꿈꾸지도 않았던 거대한 삶의 여정이 펼쳐졌습니다. 그도 현대인들이 자기를 내려놓았을 때 개인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삶의 흐름이 그려내는 여정을 경험하기를 바랄 것입니다.